[2020] 새로운 경험과 자극이 가득했던 연수 프로그램이었어요! | 김자현 (이화여대)

아시아 댄스 오디션을 통해 기센 무용단의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자현 무용수를 만나봤습니다. 


안녕하세요. 

2020년 아시아 댄스 오디션을 통해 독일 기센 무용단의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자현입니다. 


댄플: 반갑습니다 자현 씨 :) 

자현 씨는 2020년 아시아 댄스 오디션에 참여해 주셨는데요, 그 때 당시 오디션 지원 동기를 알려주시겠어요?

-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한 번의 시도로 여러 무용단의 오디션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솔깃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는 아무래도 무용수로서 일자리를 가질 기회가 적어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댄플: 오디션은 얼마나 준비하셨나요?

- 갑작스럽게 준비하게 되어서 약 2주 정도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다양한 무용단 과제를 위해 트레이닝을 열심히 했고, 작품을 새로 만들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전의 작품을 재해석하고 색다르게 디벨롭 하여 준비했습니다. 




댄플: 개인 작품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저의 스타일이 무용단과 맞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저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저만의 작품을 오디션 작품으로 선정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감정인  ‘온(溫), 안(安), 즉 따뜻함과 편안함을 표현하고자 했는데, 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움직임의 연결성과 부드러움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주제였습니다. 


옷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온과 안의 대비를 나타내고자 하였고, 이 부분 리서치에 공을 들였기에 옷을 사용한 부분, 옷을 벗으면서 전환되는 부분이 특히 애정이 가는 프레이즈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감정을 담아 낸 이 작품을 보며, 관객분들이 온과 안의 상태를 함께 느끼는 동시에 스스로에게 좋아하는 감정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게끔 하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과 내면을 탐구하며 성장하고, 고유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댄플: 오디션이 꽤 긴 시간 진행이 되었는데, 모두 끝나고 어떤 기분이셨을지 궁금해요.

-오디션은 체력 소모가 상당했기에 후련했습니다. 제가 이번에 연수단원을 다녀 온 기센 무용단 단장님과의 오디션에서는 단장님의 요청으로 통역사 분의 도움 없이 오디션이 이루어졌는데, "영어로 소통이 더 잘 되었더라면 더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쉬움이 남았던 기억이 납니다. 아쉬움도 물론 있었지만, 긴 오디션을 잘 마친 저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댄플: 고된 과정을 거쳐 합격하신 만큼, 연수프로그램에 합격하신 소감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어떠했나요?

- 연수 프로그램은 해외 무용단 입단 전, 한국과는 다른 해외 무용단의 시스템과 해외 생활이 자신에게 맞는지 경험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특히 기센 무용단은 제가 끌렸던 무용단 중 하나였기 때문에 합격 후 정말 기뻤습니다. 




긴 기다림의 끝, 마침내 독일 기센으로! 

댄플: 사실, 연수 프로그램 합격 이후에 코로나 규제로 인해서 무용단 방문까지 꽤 긴 시간 기다리셨어요. 그 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 남은 학기를 잘 마무리하여 졸업을 했고, 학교 동기, 후배들과 다양한 작업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댄플: 기센 무용단 연수는 어떤 절차로 진행되었나요?

- 지난 4월에 댄스플래너를 통해 무용단에 방문이 가능하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 뒤로 무용단과 계약서를 주고 받으며 출국을 준비했어요. 이 과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댄스플래너에서 도와주셨고요. 제가 독일의 댄스 페스티벌을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것도 이때 알게 되었습니다. 


댄플: 5/19~6/7 까지 2주간 무용단에 다녀오셨는데요, 독일로 떠나기 전 날 하루를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그 때의 기분도요. 

- 가기 전까지도 많이 바빴어서, 가기 하루 전까지도 정신이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전 날 까지도 해외에 나가는 게 실감이 안 나더라구요. 정신이 없으면서도 굉장히 설렜습니다. 



댄플: 공연을 올리기까지 작업은 어떻게 진행이 되었나요? 이미 안무가 다 짜여진 상태에서 참여했나요?

- 독일에 가기 전, 무용단 측에서 제 슈즈와 의상 사이즈를 여쭤보셨는데요, 무용단에 가니 공연 의상들과 신발이 미리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컨셉이 짜여진 작품에 게스트 댄서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걸 인지하고 독일에 갔어요. 도착해서 제가 들어갈 역할과 안무를 확인했고, 이후로 계속 디벨롭 하면서 합을 맞췄습니다. 


댄플: 2주 동안 공연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셨을 것 같아요. 무용단에서 어떻게 지내셨는지 데일리 루틴을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 아침는 매일 클라스가 있어서, 10시 부터 발레 클래스나 현대 클래스를 통해 몸을 풀고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공연을 바로 앞두고 있었기에 오후에는 제가 참여할 작품 작업과 리허설을 했습니다. 한국과는 다르게 공연 일주일 전부터 리허설을 시작해 공연을 준비하며 정신 없는 2주를 보냈습니다. 



댄플: 연수 기간에 기센 무용 축제에 참가하시며 2가지 작품에 참여하셨어요. 2가지 작품 중에서 어떤 작품과 합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 Un/Usual Grounds는 작품의 전반부에 참여했고, 5번의 공연을 했기 때문에 기존의 무용수 분들과의 합이 더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Deck Three는 거의 마무리 되어 갈 늦은 시기에 투입이 되었지만, 조금 더 일찍 투입이 되었다면 Un/Usual Grounds보다 더 합이 좋았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Un/Usual Grounds는 즉흥성이 강한 작품이었지만, 정반대로 Deck Three의 Sara안무가는 정말 디테일하게 작업을 진행하고, 일어날 변수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고 디렉팅했기 때문이에요. 

댄플: 작품에서 본인의 역할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떠했나요?

- Un/Usual Grounds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역할이 주어졌습니다. 

이 공연은 대형 쇼핑몰의 주차 타워에서 이루어졌는데, 무대의 공간이 매우 개방적이었기에 퇴장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만큼 관객들에게 모든 것이 노출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때문에 무대에 설치된 여러 장치 구조물들에서 움직임을 계속 하거나 함께 몰입을 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Deck Three는 마지막 씬에 참여를 하게 되었는데요, 작품이 거의 픽스가 되어갈 시기에 투입되었기에 안무가 분도 '조금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걸...' 하며 아쉬워하셨습니다. 저 또한 Sara의 안무 작업 과정과 작품이 너무 흥미로웠기에 아쉬움이 크게 남았지만, 안무가의 독창성과 무용수들의 합, 뛰어난 역량들을 보며 함께 하는 것이 매우 즐거웠습니다. 


댄플: 대형 쇼핑몰의 주차 타워라니, 무대의 공간이 굉장히 독특해요! 극장에서 공연할 때와 느낌이 많이 달랐나요?

- 극장과는 다르게 사방이 뚫려있다는 점이 무대 구성과 안무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봅니다. 예로 Deck Three작품에서는 지프카를 타고 무용수들이 함께 차에 타서 운전을 하며 등장합니다. 공연장에서는 실현하기 힘든 연출이지만, 막이 없는 공간이었기에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죠. 또한 관객과의 거리가 매우 가까웠기에 같이 몰입하고 호흡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댄플: 공연을 마친 소감은 어떠했나요? 관객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 공연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Un/Usual Grounds는 총 5번, Deck Three는 총 3번 공연했기에 아쉬운 부분들을 점차 보완해 나갈 수 있었고, 즐기면서 무대를 할 수 있어서 공연이 거듭될 수록 점점 더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무대의 공간이 매우 개방적이고 일상적이었기에 기센 도시의 관객들이 많이 와주셨습니다. 관객 분들이 페스티벌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무용단 티셔츠를 입고 나가면 길에서 사람들이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고 칭찬을 해주셨어요.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이를 대하는 태도들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댄플: 관객분들의 관심도가 높아 공연을 하며 더 즐거우셨을 듯 해요!

자현 씨도 무용 축제를 즐기셨나요? 어떠셨어요? 

-네! 축제 기간 동안 정말 많은 공연이 있었기에 매일 공연을 보러가며 축제를 즐겼습니다. 기센 무용단의 여러 공연, 독일 내 다른 무용단의 공연까지 정말 많은 무용단들이 축제를 함께 했기에, 매일 다양한 공연을 보며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댄플: 짧은 기간이지만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하신 것 같아요. 독일 기센 무용단에서 2주간 활동하신 소감을 알려주시겠어요?

- 기센 무용단 단원들은 개개인의 역량이 매우 뛰어났고, 각자의 매력이 빛났습니다. 

무용가들, 안무가들 서로 간의 존중 덕분에 즐겁게 춤출 수 있었고, 춤에 집중하기에 정말 좋은 환경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런 환경이 뒷받침 되었기에 늦게 투입이 되었음에도 2주 내내 흥미로운 날들을 보낼 수 있었어요. 기센 무용단의 공간에서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댄플: 연수 이후에는 바로 귀국하셨나요?

- 연수 이후에는 파리 일정을 잡았습니다. 유럽 쪽에서 무용단 활동을 한다면 이렇게 가까운 다른 도시를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일 것 같아요. 저의 두 번째 파리 여행이었기에, 조금 더 여유롭게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그들의 생활 방식과 삶에 대한 태도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연수 프로그램으로 나가게 되면서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운 여행도 할 수 있었네요. 



댄플: 코로나가 많이 괜찮아지면 정식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많은 분들께 선보이려 하는데요, 어떤 분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해외로 취업하기 전, 본인이 해외에 잘 적응 할 수 있을지 경험해 보고 싶은 분들, 또는 해외 무용단을 경험하고 싶은데 시간 여유가 없으신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는 연수 중에 공연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정말 짧고 굵게 무용단을 경험하고 온 것 같아요. 작업 과정에서 저의 시야도 넓힐 수 있었고, 독일에서 공연한 경력도 생겼고요. 



댄플: 해외 무용단 도전을 망설이는 분들께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우선 도전을 먼저 해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예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시작하지 않으면 어떤 일을 직접 겪었을 때 그게 저와 맞을지, 아닐지조차 알 수 없다고 생각해요. 

오디션에 도전을 해 보고 결과를 얻어야 어떤 부분을 보완하고 노력해야 하는지 기준을 세울 수 있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을 더욱 알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 도전이 어렵고, 망설였던 분들이라면 올해 9월에 열리는 아시아 댄스 오디션에 도전해 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심적 부담이 덜 할 거라고 생각해요. 해외 무용단 도전을 하시는 분들 모두에게 응원을 전하고 싶습니다!



댄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더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 해외 무용단 취업을 망설였던 저 역시, 댄스플래너의 오디션을 계기로 도전할 수 있었고 값진 경험을 하고 왔기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댄플: 자현씨, 좋은 말씀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번 독일에서의 경험이 앞으로의 무용수 활동에 좋은 자극이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응원하겠습니다~🤗